앞서 본 것처럼 도시는 중심성을 보유하여 주변 지역의 중심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역 공간구조가 조직화해 있고, 도시 내부 공간구조 또는 이러한 원리에 의해 형성된다. 그뿐만 아니라 도시 내부에서 중심성을 갖는 도심지역은 도시공간구조 결정에 핵심이 되고, 이의 변화 때문에 도시 토지이용 상태가 재편된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도심의 개념과 기능, 도심의 형성과 발달에 대해 살펴본다.
도심의 개념과 기능
도시지리학 자나 중심지 이론가들은 도심이라는 어휘 속에 담긴 중심, 즉 기하학적으로 가운데라는 의미에 주목하여, 이러한 도심의 형성은 경제학에서 흔히 말하는 최소 노력의 법칙이 인간 활동의 입지 패턴에도 그대로 적용된 결과라고 말한다. E.M.Hoover는 도심이란 도시지역에서 전반적으로 최대의 접근도를 갖는 지점으로써, 그 지역의 모든 주민 대부분이 최소의 교통 거리로 모일 수 있는 장소에 형성되며, 일명 시민들의 평균적 중심지라고도 말하며 접근도의 이점이 도심 형성의 기본적인 요인임을 시사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도심은 시가지의 거의 중앙에 위치하여 도시를 움직이는 중추 기능이 집적한 곳이다. 이곳에서 백화점, 전문품 상가, 도매상 그리고 각종 문화, 위락 서비스 기능들이 집적하여 각종 쇼핑과 문화, 위락 공간으로, 도시적 다양성과 매력이 풍부한 도시로서의 이미지가 강하게 주목받는 지역이다. 한편으로 관공서, 기업 등과 같은 업무기능이 집중하여 도시민의 직장 공간이기도 하며, 이곳에 많은 교통량이 발생한다, 따라서 이 지역을 중심상업지역, 중심업무지구 또는 중심 교통 지구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도심은 도시를 관리하기 위한 중추 관리기능과 도시 전체에 대한 상업 서비스의 기능으로 구성된다. 중추 관리기능은 다시 정부 관리기능, 기업 관리기능, 금융투자 기능으로 구분되고, 사업서비스 기능은 매매업, 위락 서비스업, 보도 서비스로 구분된다. 이러한 도심 기능들은 도심지역 내에서 그 입지적 성향에 따라서, 다시 다음과 같이 분류되기도 한다.
분산적 활동은 식료품 판매, 담배 판매, 음주 판매, 잡화류 판매, 구멍가게, 공급 처리 활동의 대부분, 음식 판매 등을 말한다. 국부적 집중 성향의 활동은 섬유와 직물 제품, 봉제 가공, 종이류 제조, 인쇄업, 고무 및 합성수지, 섬유류 판매, 가전제품 판매, 화공약품 판매 등을 말한다. 한 점 집중적 활동은 공공 행정 서비스 활동, 금융서비스 활동, 업무서비스 활동, 빌딩 대여업, 고급 전문점, 농업과 수산업, 광업을 말한다. 집중적 분산 성향의 활동은 주거 활동의 대부분, 제조 활동의 대부분, 문예활동, 체육활동, 유보 활동, 후생 복지 활동, 업무서비스 활동이 있다. 면적 활동은 주거 활동, 정규교육 활동, 문예활동, 제조 활동의 대부분 등을 말한다. 선적 활동은 판매 활동의 대부분, 특히 고급 전문점, 판매를 겸한 제조 활동 등을 말한다. 점적 활동은 공급 처리 활동의 대부분, 주로 소매 활동, 의약 및 화장품 판매, 이발소와 미장원 등의 서비스 활동(위생서비스), 개인 서비스 활동, 문화시설 이용 활동, 체육활동 등이다.
우리나라에서 중심업무지구의 획정은 도로망, 지형, 토지이용, 지가, 도시계획상의 용도지역지구제 및 행정구역 등을 기준으로 하는데, 서울시의 경우에는 1차 순환선 내의 격자형 도로망으로 형성된 사대문 안 일대를 도심으로 보고 있다.

도심의 형성과 발달
도시 중 심기능들의 집적지인 도심지역은 도시의 어느 곳으로부터든 최대의 접근성을 갖는 지점으로써, 도시의 주요 기능을 끌어들이려는 성향을 갖게 된다. 지리학자 C.C.Colby(1935)는 이를 구심력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이는 도심이 갖는 매력 또는 견인력을 의미한다. 이들 견인능력 중의 첫째가 입지 견인인데, 이는 자연적 조건의 질로서 강이 합류하거나 물이 깊어 배가 닿을 수 있는 지점과 같은 것이 대표적인 예가 된다. 두 번째 힘인 기능적 편의는 중심 지역이 대도시권뿐만 아니라 종종 전체 주변 지역에 최대한의 접근 가능성을 보유하고 있음으로써 발생한다. 중심 지역에 한 기능을 집중시키는 것은 다른 기능들을 견인하는 강력한 자석으로서 작용한다. 이것을 우리는 기능적 자기작용이라고 부른다. 그러므로 하나의 커다란 백화점은 수많은 숙녀복과 액세서리 상점들을 견인하는 것이다. 기능적 권위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평판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거리 하나가 레스토랑으로 유명하기도 하며, 또 어떤 거리는 옷을 파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의사와 변호사와 같은 전문직들은 기능적 권위를 이유로 종종 특정 지역에 밀집하는 성향을 띤다. 그러나 이러한 구심력이 있지만 원심력이 작용하기 때문에 도시공간은 변화와 성장을 하고 새로운 중심지, 득 부도심을 형성하게 되며 더 나아가 교외화를 촉진하게 된다. 이러한 원심력은 구심력에 반대되는 힘일 뿐만 아니라 복잡한 도심지역을 떠나려는 욕망과 다른 지역으로 가려고 하는 충동과 같은 영향력을 융합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이렇게 해서 부도심 지역이 형성되면 이곳에서 다시 앞의 구심력이 작용하여 도심기능이 강화되고, 다시 원심력이 작용하여 공간적으로 진화해 가게 된다.
이상과 같은 도심 형성 과정에 의한 도심의 발달을 단계별로 구분해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도심에서는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활동이 빈번함은 물론 특히 경제적 활동이 활발하다. 그런데 유통 구조를 보더라도 산업에서 소비에 이르는 과정이 복잡한 거대도시일수록 도심에서 획득될 수 있는 집적이익의 혜택을 많이 얻게 된다. 따라서 생산자나 소비자 모두 도심에 접근하면 할수록 다양한 서비스와 풍부한 소비시장 및 공급이 쉬운 생산활동 등의 각종 편익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이유에서 도심 활동은 점점 더 전문화, 다양화하면서, 지역적으로는 활동의 분화가 급속도로 진전된다. 결국 활동의 분화 상황들은 대도시일수록 더 심화하고 있으며, 그러한 정도는 도시 규모에 따라 비례적으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도심은 공간적으로는 확대되고, 구조적으로는 활동이 다양화되어 간다. 그 결과로 확대된 도심지역에는 기능적으로는 도심 적격, 부적격 기능이 혼재되기도 한다. 도심은 도시의 성장에 따라 다음과 같은 발전단계를 거치게 된다.
제1 단계는 인간의 접촉 행위 때문에 일정한 지역이 자연지역의 성격을 띠면서, 점차 주변 지역에 대해 중심성을 갖게 되는 단계이다. 주로 인간이 농사를 짓기 쉽거나 목축이 가능하며, 기후가 양호한 강변이나 해안 지역에서 발달하는 인간 정주 공간이 집단화하는 단계이다.
제2 단계는 인간 정주가 집중화되면 그 지역민이 가장 접근성이 양호한 중심지에 인구와 산업 및 자본이 집중되는 단계를 말한다. 이때 물리적으로는 각종 시설과 장비 및 건축물이 설치되며, 인문적으로는 인구 중심에 따른 활동이 다양화됨에 따라 산업구조가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이 단계에서는 정치 공권력을 중심으로 발달할 경우에는 성이 관아 지역을 중심으로 도심이 발달하게 되며, 상업 교역을 중심으로 발달할 때는 가장 빈번한 활동과 접촉 행위가 이루어지는 지역을 중심으로 도심이 발달하게 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이 단계에서의 도심은 교통이 편리한 곳이 되거나 교통수단이 접근하기에 쉬운 지역에서 형성된다.
제3 단계는 집중 단계로 다양한 활동이 다량으로 집중한다. 그런데 중심지는 교통, 통신, 건축 등 과학기술의 발달로 영향권을 확대해 감에 따라 인구와 산업을 수용할 수 있는 도심의 공간 규모가 필요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에서 도심부는 지역적 확산을 계속하게 되는데, 그러한 확산 지역은 보편적으로 중심지에 접근하기 쉬운 장소(가로변을 따라 손가락 형태로 발달한 상업지역과 같은 지역)부터 확대해 간다.
제4 단계 도심의 확대 단계에서 도심의 확대가 진전되면, 외부불경제가 발생해 도심은 토지 이용상 불이익만 초래하게 된다. 이를 도심의 적정규모를 필요 안 하는 단계로서 도심의 활동이 분산되는 부도심이 출현된다. 따라서 이 단계에서는 도심기능 중 일부 활동들이 기존의 도심과 떨어져서, 그 부근에 강력한 중심성을 발휘하게 된다. 이러한 부도심의 형성은 도시적 차원에서 위성도시가 발달하는 것과 유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제5 단계는 분산 단계가 강조되어 분리된 기능이 발전되면 기존 도심과 대등한 입장에 이르게 된다. 이에 따라 분산된 도심은 기존의 도심에 의존하던 형태에서 독립적 성격이 강한 도심이 형성된다. 아울러 그러한 도심은 중심성에 의해 분산된 도심 간에 서로 관련성을 더욱 밀접히 하게 되어, 결국 분산된 각 도심은 기능상 평형이 이루어지며 도시 전체의 공간 구조상으로도 평형적 상호 관련성이 더욱 강력해진다. 참고로 서울의 도심 공간구조의 발달 과정을 살펴보면 1940년대에서 1960년대까지 단핵구 조로 되어 있던 것이, 1964년 이후 본격적인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라 점차 집중, 확대 단계로 발전되어 갔다. 그 후 1970년대 서울의 강남 및 주변 지역이 본격적으로 개발되면서 부도심이 형성되었고, 도심기능은 분산 단계에 들게 되고 1980년대 이후로 평형 단계에 들어서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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