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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Arturo Soria y Mata의 선형 도시 이론

by find-memo 2026. 2. 15.

 

19세기 후반 유럽의 대도시는 급격한 산업화와 인구 집중으로 인해 심각한 도시 문제를 겪고 있었다. 공장은 도심에 밀집했고, 노동자 주거지는 그 주변에 무질서하게 확장되었다. 위생 시설은 부족했고, 도로는 혼잡했으며, 상하수도 체계는 급증하는 인구를 감당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은 단순한 환경 문제를 넘어 사회적 불평등과 건강 문제로까지 이어졌다. 바로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스페인의 도시계획가 Arturo Soria y Mata는 기존 도시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된다.

마타는 도시의 문제가 단순히 인구가 많아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도시 구조 자체가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당시 대부분의 도시는 중심부에 기능이 집중되고 외곽으로 확장되는 방사형 구조를 갖고 있었다. 이러한 형태는 중심지의 과밀을 초래했고, 교통 체증과 토지 가격 상승, 계층 간 공간 분리를 심화시켰다. 그는 이러한 집중형 도시 모델을 대신할 새로운 구조로 ‘선형도시(Ciudad Lineal)’를 제안하였다.

교통이 도시를 결정한다는 발상

마타의 선형도시이론에서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교통이다. 그는 “도시는 점이 아니라 선이 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단순한 형태적 변화가 아니라 도시를 이해하는 방식 자체의 전환을 의미한다. 기존 도시가 중심을 기준으로 확장되는 구조였다면, 선형도시는 하나의 교통 축을 중심으로 좌우에 도시 기능을 배열하는 방식이었다.

그가 구상한 선형도시는 중앙에 철도 또는 전차 노선을 두고, 그 양옆으로 도로와 보행 공간, 상업 시설, 공공 기관, 주거지를 일정한 폭 안에서 배치하는 구조였다. 모든 주거지는 교통 축에서 도보 거리 내에 위치하며, 녹지 공간과 정원을 포함한 저밀도 주택 형태를 유지한다. 이러한 구조는 교통 접근성을 균등하게 만들고, 특정 지역에 기능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현상을 방지한다.

마타의 사고에서 교통은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도시 조직의 뼈대였다. 교통망이 합리적으로 설계되면 도시의 모든 기능도 자연스럽게 질서를 갖게 된다고 보았다. 이는 교통 인프라가 도시 구조를 선도한다는 현대 도시계획의 기본 원리와도 연결된다.

산업도시의 문제에 대한 대응

선형도시이론은 당시 산업도시가 안고 있던 여러 문제를 해결하려는 실천적 제안이었다. 우선 과밀 문제에 대한 대안이었다. 선형 구조는 도시가 한 방향으로 연속적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하여, 중심부의 인구 밀집을 완화한다. 필요에 따라 도시의 길이를 연장하면 되므로, 무질서한 외곽 팽창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환경 개선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었다. 모든 주택이 도로와 녹지에 접하도록 설계되기 때문에 채광과 통풍이 원활하다. 이는 당시 위생 문제가 심각했던 노동자 주거 환경을 개선하려는 의도와 맞닿아 있다. 그는 도시와 농촌을 완전히 분리하기보다는, 선형 구조를 통해 자연과의 접촉 면적을 넓히고자 했다. 도시가 띠 형태로 형성되면 외곽 농지와의 경계가 길어지고, 이는 농업과 도시 생활의 공존 가능성을 높인다고 보았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그는 토지 투기를 억제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중심지가 사라지고 기능이 분산되면 특정 지역에 대한 과도한 지가 상승을 막을 수 있다는 논리였다. 이는 도시 구조가 사회적 불평등과 직결된다는 인식을 반영한다.

실제 적용과 현실적 제약

마타는 자신의 이론을 단순한 구상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실현하려 했다. 그는 마드리드 외곽에 선형도시 건설을 시도했으며, 일부 구간은 실제로 조성되었다. 이 프로젝트는 일정 부분 성공했지만, 이상적인 형태로 완성되지는 못했다. 자본 부족, 토지 소유 문제, 정치적 환경 등 여러 현실적 제약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도시가 지나치게 길어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이동 거리 증가 문제는 실질적인 한계로 지적되었다. 중심지가 분산되면 집적 효과가 약화되어 상업 활동과 문화 활동의 활력이 감소할 수 있다는 비판도 있었다. 도시는 단순한 기능의 배열이 아니라 사람들의 자발적 상호작용을 통해 성장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형도시이론은 20세기 도시계획 사상에 일정한 영향을 남겼다. 대중교통을 중심으로 주거와 상업 시설을 배치하는 방식, 녹지와 저밀도 주거를 강조하는 원칙은 이후 다양한 도시계획 이론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현대적 의미와 재해석

오늘날 완전한 형태의 선형도시는 드물지만, 그 개념은 여러 도시 개발 방식 속에 부분적으로 구현되어 있다. 철도 노선을 따라 형성된 주거 벨트, 광역 교통망 중심의 신도시 개발은 선형도시의 구조와 유사성을 보인다. 특히 대중교통 중심 개발 방식은 교통을 도시 구조의 핵심으로 보는 점에서 마타의 사상과 연결된다.

또한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가 대두되는 현대 도시에서, 분산형 구조와 녹지 확보의 중요성은 다시 강조되고 있다. 선형도시는 도시와 자연의 접점을 넓히려는 시도였다는 점에서 지속 가능성 논의와도 맞닿아 있다.

더 나아가 선형도시이론은 도시를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사회 구조를 재편하는 장치로 보았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마타는 교통 접근성이 곧 기회의 접근성과 연결된다고 인식했다. 특정 중심지에 자원과 서비스가 집중되면, 주변 지역은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밖에 없다. 반면 선형 구조에서는 교통 축을 따라 교육 시설, 상업 시설, 공공 기관이 분산 배치되므로 공간적 격차를 완화할 수 있다. 이는 도시 공간이 사회적 평등과 직결된다는 관점을 드러낸다. 또한 선형도시는 확장 과정에서 기존 구조를 유지한 채 연속적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무분별한 도시 스프롤(sprawl)을 억제하는 개념적 틀로도 해석된다. 현대 도시에서 문제가 되는 교통 혼잡, 주거 불균형, 중심지 과밀 현상은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는데, 이러한 문제를 바라보는 이론적 시각 속에서 선형도시이론은 여전히 재조명될 가치가 있다. 즉, 이 이론은 과거 산업도시에 대한 처방을 넘어, 오늘날의 대도시 구조를 비판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하나의 분석 틀로 기능한다.

결론

Arturo Soria y Mata의 선형도시이론은 단순히 도시 형태를 바꾸자는 제안이 아니었다. 그것은 산업화로 인한 도시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려는 종합적 개혁안이었다. 교통을 도시 조직의 중심 원리로 설정하고, 기능을 선형으로 배열함으로써 과밀과 환경 문제, 토지 불평등을 완화하려는 시도였다.

비록 그의 이상이 완전하게 실현되지는 못했지만, 선형도시는 도시를 ‘집중’이 아닌 ‘연결’의 관점에서 바라본 초기 이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도시는 점이 아니라 흐름이며, 교통과 공간의 조직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사회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통찰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