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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도시의 개념과 정의 2편

by find-memo 2026. 1. 6.

도시의 정의

이상에서와 같이 다양한 속성을 가지는 도시를 한두 마디의 말로 규정하기란 쉽지 않아 도시를 정의한다는 것은 노력의 낭비일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보다 나은 바람직한 도시를 만들고 관리해 나가자면, 우리의 중요한 환경인 도시에 대한 체계적 이해와 지식을 구하기 위해 도시를 정의해야 한다. 도시에 대한 정의는 다음과 같이 세 가지 방식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다.



현상론적 정의

인류 역사상 각 시대와 지역에 따라 그 문명의 모습이 다양하듯 그 문명의 실체인 도시의 모양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현대의 도시를 비도시지역인 농어촌, 산촌 등과 대비하여, 도시지역이 갖는 고유한 속성, 즉 현상들을 나열하여 그를 도시라고 개념 지울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은 마치 '빛'을 정의하기 위해 프리즘을 사용하여 분광한 후 그때 나타나는 '색'들을 나열함으로써 빛은 그들의 '합'이라고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따라서 오늘날의 도시가 갖는 여러 현상 중에서도 보편성을 띠는 현저한 특성 몇 가지를 추출해 그들을 정리하여 도시를 정의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한정된 지역에 인구가 대량으로 집중하여 거주인구의 규모가 크고, 공간적으로 과밀한 정주지를 형성한다.

둘째, 생산양식이 근대화되어 지역 내에 농림수산업과 같은 1차 산업보다는 도시적 생산양식인 2차, 3차, 4차 산업의 구성비가 상대적으로 많이 든다. 셋째, 시민들이나 사회집단들이 강한 이질성, 개별성, 익명성을 띤다. 넷째, 도시 기능이 분화, 전문화되어 도시 공간상의 일정 지역에 집적되어 있고, 그 활동들을 원활히 수행하게 할 수 있는 각종 인공 시설이 충분히 갖추어져 있다.



시대적 정의

시대별로 도시가 어떠한 특성을 지니고 있었는지 살펴보고, 각 시대의 도시를 정의해 보기로 한다.

1. 고대 시대

고대 시대는 자급자족의 농경 생활에서 농산물의 나머지가 발생하면서 시작된다. 농업생산에 종사할 필요가 없는 유한계급은 정치, 종교, 군사, 상공, 문화 활동에 종사하면서 잉여농산물의 대가로 사회활동에 필요한 제반 서비스를 공급하게 되는데, 이들은 지배계층을 중심으로 가능한 넓은 지역과의 분업에 따른 교환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한 지역의 중심부에 거주하게 된다. 이렇게 볼 때 고대도시는 '일정 지역의 정치, 경제, 문화상의 중추를 이루고 비농업적 생활을 특색으로 하는 촌락'으로 표현된다.

 

중세도시


2. 중세도시

중세에 이르면 주요 하천이나 도로 등 교통의 결절지역이 상업의 중심 지역으로 성장하기 시작한다. 상공업이 번창하면서 교통 요충지는 주요 시장으로 성장하고 이 시장을 중심으로 한 상공인들이 조합을 결성하고 봉건영주나 왕으로부터 독립하여 자치할 때, 즉 헌장 도시를 탄생시킨다. 이러한 중세도시는 '주민의 압도적인 대부분이 농업이 아닌 공업이나 상업활동에 종사하여 얻어지는 수입으로 생활하는 촌락'이라고 정의될 수 있다.

 

근대도시


3. 근대도시

근세에 들어 산업혁명은 과학,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힘입어 생산력과 부의 증대를 가져왔고, 이는 인구의 자연적 증가는 물론 농업지역과 공업지역의 생산성 격차를 초래하여 농촌의 인구가 생산성이 높은 도시지역으로 몰려드는 인구이동에 의한 도시인구의 사회적 증가를 초래하였다. 이에 따라 도시인구의 증가율은 높아지고 오늘날과 같은 대도시가 출현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는 도시의 인구 특성이 강조되어 도시는 '정주 인구의 규모가 크고, 밀도가 높으며, 1차 산업보다는 2차, 3차 산업에 종사하는 인구 구성비가 큰 지역'으로 정의될 수 있다.

4. 현대 도시

현대의 과학과 교통, 통신의 발달은 과거에 도시라는 일정 공간에 인구가 집중하는 양상에서 탈피하여, 도시인구가 교외로 확산해 거주하는 '분산적 도시화'를 초래하였다. 이는 점적인 도시 형태에서 면적인 도시 형태, 즉 도시권역으로서의 전환을 의미하며, 이렇게 공간적으로 분화된 도시는 기능적으로 통합될 것을 전제로 하는바, 도시권 전체를 기능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제반 도시 공공시설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부각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종래의 도시지역에 해당하는 현재 도시권역의 중심 지역은 물리적 시설이 다른 지역보다 현저히 집중된 곳으로 파악되며, 많은 인구와 산업활동의 수많은 교호작용에서 빚어지는 복잡한 사회환경과 더불어 오늘날 인간이 가장 편리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인공 시설이 갖추어진 곳'이다.

오늘날의 몇몇 신도시를 제외한 대부분의 도시는 고대문명이 발상한 시점에서부터 일정 지역에 입지 하여 오랜 세월을 거쳐 진화되어 온 문명의 실체이다. 따라서 그러한 역사성을 가진 도시들은 비록 현대 도시라 할지라도, 고대, 중세, 근대도시가 갖는 속성들을 계속해서 추가해 오면서 앞의 현상론적 정의에서 보아온 특성을 모두 지니게 된 것이다.



조작적 정의

앞에서는 도시지역이 갖는 현저한 특성들을 조합함으로써 도시를 정의하였으나, 이렇게 정의되는 도시를 현실 세계에서 더 구체적으로 분명하게 식별할 수 있는 조작적 정의가 필요하다. 도시를 조작적으로 정의한다고 함은 도시와 비도시지역을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을 측정과 계량화가 가능한 지표로 설정하는 것을 뜻하는데, 이는 도시지역과 비도시지역을 구분하여, 도시지역의 지방자치단체에 특별한 법인격을 부여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를 통해 도시민의 생활에 불편함이 없고, 도시가 사회 속에서 부여받은 역할인 도시 기능을 원활하게 수행토록 하기 위해 필요한 제반 도시 공공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지표는 뒤에 언급될 '도시화의 지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인구집중과 그를 통해 일어나는 도시지역과 도시사회 내의 여러 가지 변화 상태를 사용하는데, 대체로 인구와 산업과 같은 사회, 경제적 기준과 더불어 토지이용 상태와 같은 물리적 기준을 사용한다, 그중 대표적인 기준은 가장 측정하기 쉽고 객관적인 지표라고 할 수 있는 '인구수'와 '인구밀도'이다.

도시가 되기 위한 '최소 기준 인구수'를 얼마로 할 것인가는 그 나라의 인구와 토지의 상황에 따라 각각 다를 수밖에 없다. 미국과 같이 비교적 국토 면적이 큰 나라에서는 인구 1만 명 이상의 중심 시와 제곱마일당 2천 명 이상이 거주하는 구역을 도시지역이라고 하고 있고, 일본이나 우리나라와 같이 국토가 좁은 국가에서는 최소한 5만 명 이상이 거주하는 지역이어야만 도시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법'은 법인격과 관할 구역을 갖는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같은 법 제7조에서는 도시형 기초 지방자치단체인 시가 되기 위한 요건으로 '그 대부분이 도시의 형태를 갖추고 인구 5만 명 이상이 되어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보다 구체화하여 같은 법 시행령 제7조에서는 다시 '당해 지역의 시가지를 구성하는 지역 내에 거주하는 인구가 전체의 60% 이상일 것과 상업, 공업 기타 도시적 산업에 종사하는 가구의 비율이 전체의 60% 이상일 것'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법인격을 갖지는 않지만, 형태 면에서 소도시라고 할 수 있는 을의 설치 요건을 '인구 2만 이상이고, 시가지에 거주하는 인구가 전체의 40% 이상이고, 도시적 산업에 종사하는 가구의 비율이 전체의 40% 이상일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출처, 노춘희 김일태 공저, 도시학 개론(개정판), 200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