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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현대 TOD와 Mata의 선형도시이론의 연결성에 대한 심화 분석

by find-memo 2026. 2. 16.

현대의 TOD

 

도시의 형태는 우연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것은 교통 기술, 경제 구조, 토지 제도, 사회적 요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물이다. 19세기 후반 산업화로 급격히 팽창하던 유럽 도시에서 제기된 Arturo Soria y Mata의 선형도시 이론은 그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대안적 시도였다. 마타는 당시 도시의 과밀, 위생 악화, 교통 혼잡이 단순히 인구 증가 때문이 아니라, 중심 집중형 공간 구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의 문제의식은 도시의 형태 자체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이어졌다.

한 세기가 지난 오늘날, 도시계획 분야에서 핵심 전략으로 논의되는 **TOD(Transit-Oriented Development, 대중교통 중심 개발)는 철도역과 환승 거점을 중심으로 고밀·복합 개발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TOD는 자동차 중심 도시 구조에서 벗어나 대중교통 이용을 촉진하고, 보행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며, 토지 이용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겉보기에는 현대적 정책 수단처럼 보이지만, 그 사상적 기저에는 교통이 도시 공간 구조를 형성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선형도시 이론과의 연결성이 드러난다.

 

**TOD(Transit-Oriented Development)**는 대중교통 중심 개발을 의미하는 도시계획 개념이다. 철도역이나 지하철역,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정류장과 같은 대중교통 거점을 중심으로 일정 반경 내에 주거·상업·업무·문화 기능을 고밀도로 복합 배치하여, 자동차 의존도를 낮추고 보행과 대중교통 이용을 활성화하는 도시 개발 방식이다.

이 개념은 단순히 역세권 개발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교통과 토지 이용을 통합적으로 계획하는 전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보통 역을 중심으로 도보 5~10분 이내(약 400~800m)를 핵심 생활권으로 설정하고, 이 구역 안에 다양한 기능을 혼합 배치함으로써 일상생활 대부분을 차량 없이 해결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TOD의 핵심 목적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교통 혼잡 완화와 에너지 소비 감소. 둘째, 토지 이용의 효율성 증대. 셋째, 도시의 지속가능성 확보이다. 특히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정책이 강조되는 현대 도시에서 TOD는 환경적·경제적·사회적 측면을 동시에 고려하는 종합적 도시 전략으로 평가된다.

결국 TOD는 교통시설을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도시 구조를 조직하는 중심축으로 인식하는 계획 방식이며, 현대 도시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 전략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1. 교통 중심 도시 조직이라는 공통된 출발점

선형도시 이론의 핵심은 철도 또는 전차 노선을 도시의 중심축으로 설정하고, 그 양 측에 주거와 상업, 공공 기능을 배열하는 구조였다. 이는 도시의 중심을 하나의 점으로 두는 대신, 교통 노선을 따라 기능을 연속적으로 배치하는 방식이다. 마타는 교통 접근성이 균등하게 확보될 때 도시 문제 상당 부분이 완화될 수 있다고 보았다.
TOD 역시 역세권을 중심으로 보행할 수 있는 반경 안에 다양한 기능을 집약한다. 이때 교통 거점은 단순한 이동 통로가 아니라, 도시 활동이 응집되는 핵심 공간으로 작동한다. 두 개념 모두 교통 인프라를 물리적 기반이자 도시 조직의 원리로 이해한다는 점에서 공통성을 갖는다.
그러나 마타가 구상한 선형 구조는 도시 전체를 하나의 긴 띠 형태로 재편하려는 거시적 구상이었다면, TOD는 특정 거점을 중심으로 한 국지적 개발 전략이라는 차이가 있다. 즉, 선형도시는 도시 구조 자체의 변형을 목표로 했고, TOD는 기존 도시 안에서 교통 거점을 활용해 밀도를 재조정하는 방식이라 할 수 있다.

2. 밀도 전략과 공간 조직의 차이

선형도시는 저밀도 주거와 녹지 공간 확보를 강조했다. 이는 산업도시의 과도한 밀집과 비위생적 환경을 개선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되었다. 도시가 선형으로 확장되면 중심부 과밀을 완화하고, 모든 주택이 도로와 녹지에 접하도록 설계할 수 있다. 당시로서는 건강하고 쾌적한 주거 환경을 보장하는 혁신적 대안이었다.
반면 TOD는 역세권 주변의 고밀 개발을 통해 토지 이용을 집약화한다. 현대 도시는 토지 부족, 주거 비용 상승, 탄소 배출 문제 등 새로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교통 접근성이 높은 지역에 인구와 기능을 집중시키면 자동차 의존도를 낮추고, 통근 거리를 줄일 수 있다. 즉, 선형도시가 분산을 통한 완화를 추구했다면, TOD는 집중을 통한 효율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전략적 차이를 보인다.

3. 환경과 지속 가능성의 관점

마타는 산업화로 오염된 도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녹지 확보와 통풍, 채광을 중시했다. 이는 공중 보건과 직결된 문제였다. 도시를 선형으로 배열하면 자연과의 접촉 면적이 넓어지고, 공기 순환이 원활해진다는 논리였다.
현대 TOD는 기후 변화 대응이라는 보다 확장된 환경 목표를 갖는다. 대중교통 이용 촉진은 자동차 배출가스를 줄이고, 탄소 중립 정책과 연결된다. 또한 혼합 용도 개발은 일상 이동 거리를 줄여 에너지 소비를 절감한다. 환경 문제의 성격은 달라졌지만, 교통 구조를 조정해 도시 환경을 개선하려는 발상은 두 이론을 관통하는 공통 요소라 할 수 있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토지 이용의 수직적 재구성과 선형 구조의 결합 방식이다. 마타가 제안한 선형도시는 기본적으로 수평적 확장 모델이었지만, 오늘날의 TOD는 동일한 교통축 위에서 수직적 밀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즉, 과거의 선형도시가 철도나 전차 노선을 따라 저밀도의 주거·산업 기능을 배치했다면, 현대의 TOD는 역세권을 중심으로 고밀도 복합개발을 통해 토지 효율을 극대화한다. 이 차이는 단순한 건축 높이의 변화가 아니라, 도시가 성장하는 방식의 전환을 의미한다. 선형 구조는 유지하되, 공간 사용의 방식은 집약적으로 변화한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TOD는 마타의 이론을 계승하면서도, 토지 가격 상승과 인구 집중이라는 현대 도시의 현실 조건에 대응한 발전형 모델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선형도시 이론이 제시한 교통 중심의 공간 질서는 21세기 도시에서 밀도 전략과 결합하며 새로운 형태로 재해석되고 있으며, 이는 도시계획 이론이 단절이 아니라 연속 속에서 진화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4. 경제적 집적과 도시 활력

도시는 일정 수준의 밀집을 통해 경제적 활력을 유지한다. 선형도시는 중심성을 약화하는 대신 접근성을 균등화하려 했지만, 이는 상업과 문화의 집적 효과를 감소시킬 위험이 있었다. 도시 활동은 물리적 인접성 속에서 시너지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TOD는 이러한 집적 효과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교통 거점 주변에 업무, 상업, 주거 기능을 복합 배치함으로써 유동 인구를 확보하고 경제 활동을 활성화한다. 이는 현대 도시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따라서 TOD는 선형도시의 교통 중심 원리를 계승하면서도, 집적의 장점을 적극 수용한 발전된 형태로 해석할 수 있다.

5. 사회적 형평성과 접근성

마타는 교통 접근성의 균등화가 사회적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다고 보았다. 특정 중심지에 자원이 집중되면 외곽 지역은 소외될 가능성이 크다. 선형 구조에서는 모든 지역이 교통 축에 인접하므로, 공공 서비스 접근성이 비교적 균등하게 확보된다.
TOD 역시 교통 접근성을 중시하지만, 역세권 고밀 개발은 지가 상승과 젠트리피케이션을 동반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사회적 형평성 측면에서 새로운 과제를 제기한다. 따라서 TOD는 선형도시가 지향했던 접근성 균등의 이상을 실현하는 동시에, 시장 논리에 따른 공간 불평등 문제를 관리해야 하는 이중적 과제를 안고 있다.

6. 현대 도시에서의 재해석

오늘날 광역 철도망을 따라 형성된 주거 벨트나 신도시 개발 패턴은 선형적 공간 조직의 변형된 모습으로 볼 수 있다. 동시에 주요 역세권을 중심으로 한 고밀 복합 개발은 TOD 전략의 대표적 사례다. 두 개념은 서로 대립한다기보다, 서로 다른 시대적 요구 속에서 발전한 교통 중심 도시 모델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선형도시이론은 교통 인프라가 도시 구조를 선도한다는 사고를 제시했고, TOD는 이를 현대 도시 환경에 맞게 조정한 실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도시 문제의 성격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지만, 교통 체계가 도시 형태를 규정한다는 원리는 여전히 유효하다.

결론

Arturo Soria y Mata의 선형도시 이론과 현대 TOD는 서로 다른 시대에 등장했지만, 교통을 도시 조직의 핵심 원리로 삼았다는 점에서 분명한 연속성을 가진다. 선형도시는 산업화로 인한 과밀과 환경 악화를 완화하기 위한 분산형 모델이었고, TOD는 지속 가능성과 효율성을 추구하는 집약형 모델이다.
두 이론의 비교는 도시계획이 단일한 해답을 제시하는 학문이 아니라, 시대적 조건에 따라 끊임없이 수정되고 재해석되는 실천적 영역임을 보여준다. 교통 인프라의 변화는 곧 도시 구조의 변화를 의미하며, 이는 사회·경제·환경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선형도시이론은 단순한 역사적 개념을 넘어, 현대 도시를 분석하고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데 여전히 유효한 이론적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